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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무서

경찰기담

by 김황도 2011. 12. 18.

-하나-




"내가 제일 놀랐던 자살 사건이 있었지."


올해도 진급심사에서 탈락한 김경장은 후배 순경들이 마련해 준
술자리에서


자신의 처지를 잊기위해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목 매달고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갔지. 목 매달고 자살하는 사건현장이 제일 무섭다.


혀를 길게 내밀고, 목은 길이가 2배나 늘어난
것처럼 길게 빠져있고 어깨부터 발끝까지


축 늘어져 있지. 게다가 반쯤 눈 뜨고 죽는 경우는
얼굴도 마주치기 싫단다.


죽음에 임박하면
남자의 경우 극도의 오르가즘을 느껴서 팬티에 사정까지 한다."


김경장은 잠시 말을 멈추고 소주 한잔을 들이켰다.



"사건현장은
아파트였는데 30대 초반의 남자가 목 매달아 죽은 것을 경비원이 발견하고 신고한거야.


등기우편을 찾아가지 않아서
직접 전달하려고 갔는데 문이 잠겨있지 않아서 열고 들어갔더니


죽어 있었다는거야."



다시 말을 멈춘 김경장은 다시 소주 한잔을 더 들이켰다.


"그런데 말야....."


"그런데요? 뭐가 어쨌는데요?"


"내가 들어가서 시신을 살피는데 녀석과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 그 녀석이 씨익 웃더라구...반쯤 뜬 눈으로 날 쳐다보며."


"으악...죽은게 아니었네요. 바로 죽기 전이었죠?"


"급하게 시신을 내렸는데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죽었어."



조금씩 취해 가는지 김경장은 초점 잃은 눈빛을 보내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아직도 그 녀석이 꿈에 나타나 나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어."












-둘-




"박 경장님,
우리 뒤에 오는 차, 라이트도 안 켜고 달리는데 위험하지 않을까요?"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인 최 순경은 몇 분전부터 전조등을 켜지도 않고 뒤따라오는
차량대가 계속 신경쓰였다.



차량이 거의 한 대도 지나지 않는 새벽시간대이긴
하지만 주변이 너무 어두워서 전조등을 켜지 않고는 달리기 힘든 조건이었다.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느낀 박 경장은 최 순경에게 말을 했다.



"혹시 모르니까 차량번호 조회해 봐"



최 순경은 뒷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차선을 바꾸고 천천히 속력을 줄였다.



미지의 그 차량이 순찰차를 천천히 추월할 쯤, 달리는 도중 옆에서 지켜보던 최 순경은 그 차의 차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음...소나타2 구만...........으아아아악!!!!!!!!!!!!!!!!!!!!!!!"



놀란 최 순경은 자신도 모르게 핸들을 꺽어 순찰차를 가드레일에 들이받고 말았다.




"악!! 뭐야? 최 순경!! 너 미쳤어?"



이마를 앞 유리에 가볍게 들이받은 박 경장이 소리쳤다.



운전대에 머리를 처박고 부들부들 떨며 최 순경이 말을 했다.




"박 경장님........저 차 안에 피범벅이 된 네
사람이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어요."



"뭐야?"



박 경장은 이마를 잠시 쓰다듬고 고개를 들어 앞질러간 차를 확인했다.



"어라? 그 차 어디갔어?"




이 때 무전기가 울렸다.




"36호 순찰차, 36호 순찰차....OO분기점에서 OO방향
도로상에서 소나타2 추락사고 발생. 출동 바람"



떨리는 손으로 사이렌을 켜던 박 경장이 조용히 읊조렸다.



"젠장......우리가 본 그 차가 아니어야 할텐데."









-셋-



채석장 콘베이어 벨트에 사람이 끼어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우리는 경기도의 한 야산으로 출동했다.



불이 다 꺼져 있는
작업장에서 한 직원의 안내를 받고, 우리는 작업장으로 들어섰다.



사고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장이 드러난채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진 시체를 보고 내 동료는 연이어 토악질을 해 댔다.



이런 일을 수차례 목격한 나는
비교적 비위는 강한 편이었고, 나는 잠시 시체를 향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러나 시체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온 몸이 경직되고 구토가 몰려왔다.



오른손으로 가까스로 입을 틀어막은 나는 본대에 뭐라고 얘기를 해야 할지 난감해졌다.




'대형
사고가 났음에도 불 꺼진 사고 현장에는 안내 직원 한 명만 있고, 지금 보이지 않는 그 직원의 얼굴이 사체의 얼굴과 같습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꾸며서 보고해야 파출소장이 믿어줄까?




너무나도 침착하게 행동하던 그 직원의 무표정한 얼굴이 자꾸 떠 올랐다.



나는 신고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제발 신고자의 음성이 그 직원의 목소리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넷-



"아니, 밤에 저렇게 쿵쿵대고 비명을 질러대니 어떻게 살아요? 경비실에서 전화하고 난리쳐도 문도 열 생각 안하고.."



5층 빌라의 403호에 사는 한 주민이 503호의 쿵쿵대는 소리 때문에 살지 못하겠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였다.



정 순경과 최 순경이 수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503호는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색영장도 없이 무작정 문을 따고 집으로 들어갈 수도 없으니 둘은 난처한
상황에 처해질 수 밖에 없었다.




"저 조금만 기다리세요. 저희가 좀 더 확인해......"




이 때 갑자기 503호 현관 문이 덜컥 열렸다.



해쓱한 얼굴에 기분 나쁘도록 짙은 다크써클을 가진 30대 여성이 문틈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시..끄러워서 왔죠? 들어오세요."



여자의 기이한
분위기에 압도당한 정 순경과 최 순경은 아무말도 못하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그들을 더욱 놀라게 만든 것은 집안의 모습이었다.



모든 가구는 거실 중앙과 안방 중앙에 모여있고, 집 안의 모든 바닥과 벽,
그리고 천장은 장판과 벽지가 없는



짙은 회색의 콘크리트뿐이었다.



정 순경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집안이 왜 이렇죠? 무슨 일
있나요?"



여자는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벽이 말을 해요. 시끄러워 죽겠어요.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죽여버리고 싶어요."



음산한 분위기에 초보 경찰인 최 순경은 차마 입을 열지 못하였다.



얼마나 벽에 찍었는지 다리가 하나가 짓이겨진 의자가 정 순경의 눈 앞에 보였다.




보통 일이 아님을 직감한 정 순경과 최 순경은 그 여자를 연행하여 병원에 강제 입원시켰고,


수 일 후에 담당 의사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청각왜곡이라는 현상입니다. 청각세포 일부가 지나치게 예민하여 특정한 주파수의 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그 소리가 들릴 때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면서도 자기만이 그 소리의 피해자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남들도 그런 줄 알죠. 그래서 그 소리가 날 때 당사자는 마치 남들이 자기를 괴롭히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여성분은 아래층 여자 목소리 주파수에 극도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아래층에서 말하는 소리는 일반인들이 들을 수 없는


아주 작은 소리임에도 조용한 밤에 이 분에게는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마치 벽이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사방에서 들리는 겁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정 순경이 의아하다는 듯이 담당의사에게 말을 건넸다.




"아래층 여자요? 403호 제가 아는 분인데 얼마전에 사고로 돌아가셨는데....옆 집 여자 목소리겠죠."




대화를 마치고 뒤돌아서는 정 순경은 당분간 그 빌라에는 출동하지 않을 것을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했다.



정 순경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지는 철없는 최 순경이 말을 건넸다.




'정 순경님, 옆 집은 빈집이잖아요." "














출처 : Global No1 Humor 웃긴대학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real&pg=82&number=48997#ixzz1G7fkuDS5
http://www.humoruni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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