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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무서

이야기

by 김황도 2011. 12. 18.

1

저희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정권의 방향이 반공국시였기에 북한과의 관계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군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야기는 북한 여자 아나운서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당시 군대에서 텔레비전으로 어느 북한 아나운서를 볼 수 있었던 건 아니고,

북한 여자 아나운서가 휴전선 근처 확성기로 남한 정보를 전하고 북한 군인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걸 군대에서도 들었나 봅니다.

그런데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애절하고 또 그 북한 특유의 말투로 북한군들을 응원해주는 이런 모습이

남한 병사들은 탐탁치 않았나봅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저 여자도 죽일 수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남한 특수부대원 한 명이 이 아나운서를 살해합니다.

그리고 아나운서의 목을 잘라서 상징으로 남쪽으로 가지고 오게 됩니다.

이 아나운서의 죽음은 북한군에 대한 도발이었습니다. 독이 오른 북한군은 보복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초를 서던 한 남한병사(이하 A)가 술을 마셨었는지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였는지,

다른 병사들하고는 반대 방향으로 잠을 잤다고 합니다. 군화도 벗지 않고 말입니다.

내무반은 모포나 자기 짐이 있는 쪽으로 발을 놓고 사람 다니는 쪽으로는 머리를 두고 자는데,

이 병사는 반대로 한 것입니다.

다음날. A가 잠에서 깼습니다.
잠에서 깨어나니 내무반이 피비린내로 가득했습니다.
깜짝 놀라 주위를 보니 동료들의 목이 없었습니다.

어젯밤, 북한 특수부대원 소수가 남파하여 내무반에 잠입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무반에서 잠을 자고 있던 남한 병사들의 목을 하나씩 잘라놓은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일이 있은 후로 그 근방으로 가는 군인들에게 일부러 이 내무반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2

후임병이 아직 입대하기 전에 겪은 일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오후...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답니다.

후임병의 방 구조는 모니터 옆에 출입문이 있고 모니터와 마주 보는 벽에 창문이 있는 구조였답니다.


평소처럼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뭔가 에러가 났는지 정전이었는지 컴퓨터가 갑자기 리부팅되더랍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캐릭터) 키워놓은 거 어쩌라고~!] 하고 혼자 열받아했었다는데...

윈도우가 부팅되고 메인화면 뜨는... 0.5초 정도 되는 잠깐 사이, 모니터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때...

모니터에 햇빛이 반사되어 거울처럼 비친 맞은 편 창문 위에서 누군가 빼꼼히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후임병은 너무 놀래서 곧바로 고개를 돌렸습니다만,

창문에는 아무도 없었답니다. 불과 1초도 아니고 0.5도 안 되는 그 짧은 순간에 말입니다...

순간적인 일이었지만 너무 무서웠던 후임병은 한동안은 창문닫고 커텐치고 지냈다고 합니다

3

저희 언니가 중학교 때 겪은 일입니다.

언니는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사거리에 위치한 전농여중에 다녔습니다.
학교 주변에 골목이 미로처럼 많고, 골목에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언니는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집 근처에 사는 친구와 함께 걷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어느 집 대문을 열심히 두드리고 계셨답니다.

할머니께선 정말 온 힘을 다해 두드리고 계셨는데, 이상하게도 그 집에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평소라면 지나쳤을 언니지만, 할머니께서 너무 힘들게 두드리시는 것 같아 도와드리려고 했답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뭐 도와드릴까요?"
"……."

하지만 할머니께선 아무 말이 없었고 그냥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친구가 언니의 팔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숨을 몰아쉬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한참을 달렸고…….
집 앞에 도착해서야 친구는 걸음을 멈췄습니다.

"헉헉, 왜 그러는데?"
"아까 할머니가 철문을 두드렸잖아? 근데 그렇게 두드리는데 소리가 왜 안 났지?"

생각해보니 철로 된 문이어서 두드리면 쾅쾅쾅 소리가 나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 집 문 앞에 걸려있던 등…….
그건 누군가 상을 당했을 때 걸리는 등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할머니는…….

4

다른 식구들은 아침 일찍 외출하고 집에는 저 혼자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큰 언니가 부탁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현관문이 철컥거리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처음엔 엄마가 돌아오신 줄 알았습니다.

철컥거리다가 벨을 누르기에 안전후크를 잠가 둔 줄 알고 문을 열어드리기 위해 거실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문득 눈에 들어온 도어폰의 화면.
화면 속의 인물은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아저씨인지 아줌마인지도 애매모호한 어떤 사람이 문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구세요?" 라고 물었습니다. 상대는 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유심히 화면을 살폈는데 이상한 점은- 그 사람의 다른 부분.

약간 곱실거리는 떡진 머리카락이나 빨간 패딩 점퍼.

이런 건 선명하게 눈에 잘 들어오는데

얼굴부분만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거나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게 보였습니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이미 집안에 누군가가 있단 인기척을 낸 상태였기 때문에 없는 척을 할 수도 없는 거고.

너무 무서워서 악을 쓰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상대는 대답 없이 그저 문손잡이만 열심히 돌렸습니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와 철컥거리는 현관문.
이상한 사람이 금방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았습니다.
현관문으로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문을 더 단단히 잠갔습니다.

그렇게 몇 분을 대치하다가 어느 순간 문 여는 것을 포기했는지 그 사람이 문 옆에 있는 계단으로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계단 쪽으로 가는걸. 봤을 뿐 확실히 내려간걸. 본 것도 아니라서 너무 불안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사실.

저희 집 현관문은 문손잡이가 오른쪽에 있고 문과 벨 중간에 불투명 유리가 있어서 벨과 현관문 손잡이가 제법 떨어져 있습니다. 절대로 벨을 누르면서 손잡이를 열 수 없는 구조란 말이죠. 그런데.

아까 도어폰에 그 사람이 비치고 있었을 때 현관문 손잡이가 철컥거렸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대치중이던 것은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이거나 혹은 두 명 이상의 사람이었다. 라는 거죠.

저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팔이 미세하게 떨릴 정도로 무섭습니다.
여러분도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꼭 문단속에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5

녀석은 오늘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부모님이 주무신 새벽,

부모님 지갑에서 꺼낸 돈으로 마음껏 놀고 있었다.

사실 흔한 일이었다.

이미 집에서 포기했던 것일까.

어느새 해가 지고 밤이 깊었다.
집을 향해 걷고 있는데,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코트를 입은 남자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지나치면서 둘은 어깨가 부딪쳤다.
녀석은 눈은 뜨고 가는 거냐. 라고 고함치려고 했지만,
그 날은 여러모로 기분 좋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다.
녀석은 집으로 돌아가 곧바로 이불에 들어갔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텔레비전을 보니

동네에 살인이 있던 게 보도되고 있었다.
살해당한 건 친한 친구였다.

같이 수업을 자주 빠지던 친구였다.

인터뷰에 나오는 건 죽은 친구와 같이 있었던 친구였다.

"밤 11시 경에 (죽은) 친구와 같이 가고 있는데,
코트를 입은 남자가 어깨를 부딪쳤습니다.
친구가 화가 나서 남자에게 고함치자,
남자는 바로 품속에 숨겨둔 칼로 얼굴과 가슴을 찔러…….
그리곤 바로 도망쳤습니다……."

녀석은 얼어 붙었다.

6

어느 아이가 중병에 걸려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병원에서 일 년 이상 투병 중이었다.

아들의 건강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장기입원으로 인한 누적되는 입원비도 무시 못 할 큰 문제였다.

 

점점 집안이 어려워져 궁핍한 생활이 계속 되자,

어머니는 신에게 빌었다.

 

"제발 아들의 병이 빨리 나아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기를……."

 

그러자 아들의 건강은 순식간에 회복되었고,

며칠 후면 퇴원해도 될 정도로 나아갔다.

그러나 퇴원 전 날, 마지막 검사 도중,

사소한 의료사고로 아들은 사망했다.

고액의 보험금을 받아,

의료비로 생활고를 겪던 어머니의 소원은 실현되었다.

7 사진有(살인범)

 

 

혐오는아닌데 혹시놀랄까봐...ㅋ

 

 

 

 

 

 

 

 

 

 

 

 

 

 

 

 

 

 

 

 

 

 

 

 

<보행자 전용 표지판에 숨겨진 이야기>는

한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 유형으로 파생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이야기의 유형은 대체로

누군가 공원이나 산 속에서 사이좋은 부녀를 보았는데,

알고 보니 유괴범과 아이였던 식입니다.

그 후 이야기가 전해지며 살이 붙는 과정에서

보행자 전용 표지판이란 소재가 더해져

이와 같은 괴담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이야기가 탄생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1988년 8월 일본 도쿄 사이타마현에서

유치원생 3명과 소학교(초등학교) 1학년이

연속적으로 실종,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보통의 유괴사건과 달리 금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살인을 위한 유괴사건이라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없어,

범인 색출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1989년 7월 어느 날,

경찰은 여자아이의 전라사진을 찍고 있던

수상한 남자를 체포합니다.

그의 이름은 미야자키 츠토무.

외설 용의로 체포된 그는 경찰의 조사 중에

4건의 유괴 살인 사건의 범행을 자백합니다.

이것이 1988년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미야자키 츠토무 연쇄여아유괴살인사건으로

일본 전역을 유괴범의 공포를 확산시킨 원인이었습니다.

이윽고미야자키 츠토무의 이야기는

동네 어딘가에 유괴범이 있다는 괴담의 원형이 된 것입니다.

[추신] 그 후, 미야자키 츠토무는 여러 번의 정신감정 끝에

2001년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8

어렸을 때 일이다.

어느 날, 어머니와 백화점 갔었다.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따라다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만 손을 놓치고 말았다.

어머니가 보이지 않아 엉엉 울고 있었는데,
직원이 친절하게 직원실로 데려가 주었다.
그리고 미아 안내방송을 해줬다.

잠시 후. 직원이 엄마 왔다! 라고 했다.
고개를 돌려 문을 쳐다보니,
전혀 모르는 아줌마가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아줌마는 장난감을 사러 가자며 내 팔을 억지로 이끌려고 했다.

무서워져서 엉엉 울고 있는데,
다행히 엄마가 바로 찾아오셨다.
그제야 안심이 돼서 아줌마를 찾았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9

대학생 A가 집에 가려고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차 시간이라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갑자기 앞에 서있던 직장인 중년남자가 철로에 떨어졌다.

남자는 올라오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취한 모양인지 쉽게 올라올 수 없었다.

걱정된 A가 손을 내밀자 남자는 쑥스러운 모양인지,

능글능글한 표정으로 손을 잡았다.

이윽고 전철이 도착했다는 신호가 들렸다.

다급해진 A는 힘껏 손을 당겼지만,

남자는 장난처럼 올라오려고 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A도 끌려가 버린다.

위험을 느낀 A는 손을 풀어 버리려고 했지만,

남자는 오히려 한층 힘을 주어 놓아 주지 않았다.

그제서야 A는 깨달았다.

날 길동무로 삼아 자살하려는 건가!

그 때, 위험해! 라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A를 잡았다.

동시에 전철이 들어오고 A는 피할 수 있었다.

"정말 위험했습니다. 혹시 많이 취했습니까?"

A를 도와준 건 역무원이었다.

너무 놀라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던 A에게 역무원은 계속 말했다.

"얼마 전에도 막차 시간에 직장인이 취해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해서 그대로……."

이윽고 전철이 멈춰 문이 열렸다. 막차였다.

전철에서 멍하니 창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새 아까 직장인이 반대편 승강장에 서 있었다.

몹시 밉살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10

일요일 오전, 쉬는 날이지만 밀린 업무를 하기 위해 회사에 나왔다.

어서 마치고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끝내고 나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이런, 서둘러 집에 가야지.

이윽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우리 부서인 10층에서 내려오던 중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조명도 꺼져 어두워졌다. 아무래도 정전 같다.

엘리베이터에 창문도 없고 비상등도 없다.

완전한 어둠 속이라 벨조차 누를 수 없다. 조금씩 초초해졌다.

핸드폰을 꺼내 핸드폰 액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알림벨을 찾아 눌렀지만 소용이 없다. 정전이라 그런가.


실망한 채 돌아서는 순간,

엘리베이터 안에 누군가 있었다.

 


엘리베이터 조작판 반대편 모퉁이에 누군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긴 머리에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다.

나 외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
있을 리가 없었다.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 더 두려웠다.

예상치 못한 출현에 반대편 모퉁이로 도망친 채 움직일 수 없었다.

보고 싶지 않았지만, 시선을 돌릴 수도 없었다.

단지 속으로 제발 돌아보지 말아줘,

제발 돌아보지 말아줘. 라고 빌 뿐이었다.

소리도 내지 말아줘.
제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줘.

이윽고 핸드폰을 닫았다.

혹시라도 핸드폰 액정에서 나오는 빛으로

그녀가 날 보기라도 할까봐.

서서히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다.

그녀는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었다.

내 몸은 점점 굳어지고 식은땀이 절로 났다.

갑자기 그녀가 움직였다.

등을 돌린 채로 엘리베이터 조작판으로 가기 시작했다.

걷는 게 아니라 미끄러지듯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내 입에서 비명이 나올 것 같았지만 필사적으로 삼켰다.

이윽고 그녀는 조작판 앞에 섰다.

손을 들고 꼭대기 층 버튼을 눌렀다.

어두웠지만 그녀의 손이 상처투성이인 게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몇 층에서 떨어질까요?"

그녀의 얼굴은 산 사람의 것이 아니였다..

 

상처 투성이에 두 눈은 빠지고 없었다.

으아아악!하고 비명을 지르는 순간, 조명이 켜졌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경비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 정전이었는데, 지금 괜찮습니까?"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무사하게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나중에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회사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여직원이 있었다고 한다.

11

비슷하지만 다른 이야기.

1

어머니와 쇼핑하고 돌아오는 길.

지하철을 타려는데,

내가 걸음이 늦어서 타기 전에 문이 닫혀버렸다.

어머니께선 다음 역에서 내려, 라고 말씀하시며 멀어져갔다.

어머니와 헤어졌다는 게 슬퍼 왠지 눈물이 났다.

그 후, 정말로 어머니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다.

어머니께서 탄 지하철에 화재가 났기에.

2

나이 드신 어머니와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돌아오는 길.

지하철을 타려는데,

어머니께서 걸음이 불편하셔서 타시기 직전에 문이 닫혀버렸다.

어머니께선 다음 역에서 내려, 라고 말씀하시며 멀어져갔다.

어머니와 헤어진 게 슬퍼 왠지 눈물이 났다.

그 후, 정말로 어머니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다.

뭐 어딘가엔 계시겠지

12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 줄 서 있던 남자가 말했다.

"먼저 가세요."

바로 난 뛰어내렸다.

13

오랜만에 아이디 정리를 하고 있었다.

사용자가 안 쓰는 아이디를 해킹해서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사기수법이 유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로그인하니 이메일이 잔뜩 쌓여 있었다.

몇 년 전 이메일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 만든 이메일이다.

문득 어떤 여자가 생각났다.

당시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친하게 지냈던 여자다.

이메일과 메신저를 바꾸면서 연락하지 않게 되었다.

메일함을 보니 그녀에게 온 메일이 쌓여있었다.

 

'답장 안 해?'

'지금 무시하는 거야?'

'무시하는거지?'

'안 만나?'

'나 죽을거야.'

'어젠 손목을 그었어.'

'빨리 대답해.'

 

마지막 메일까지 전부 이런 메일들이다.

무슨 일 있었나 걱정하는 차,

지금 또 메일이 왔다.

'이제야 읽어주었구나…….'

등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14

어느 날 오후.
신혼부부 집에 수도가 망가졌다.
남편이 있었으면 남편이 살펴봤을 텐데,
부인은 수리업자에게 전화를 했다.

"수도가 망가진 것 같은데, 한번 봐주시겠어요?"
"네, 몇 시쯤 괜찮으세요?"

몇 시간 후, 약속한 시간에 수리업자가 왔다.
부인은 아파트 2층에 살고 있었다.

"살펴보니, 지금은 괜찮은데 1층에 물이 새고 있습니다.

혹시 1층에서 항의가 오지 않았나요?"
"아뇨, 그런 얘기는 못 들었는데, 물이 많이 새나요?"

"네. 조금 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래층에 물어보겠습니다."
"네, 죄송해요. 일단 먼저 봐주세요."

수리 후, 계산을 마치고 수리업자는 나갔다.
시간이 지났지만 업자에게서도 연락은 없었고

아래층 사람에게도 연락이 없었다.
부인은 아래층 사람에게 인사하러 가려고 했지만,

별로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저녁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파트 밖이 소란스러워서 나가보니 경찰들이 우르르 와있었다.
같은 아파트 내 이웃에게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세상에, 죽었대요! 105호 여대생이 죽었대요!"
"네에?"

부인은 놀랐다.
어제 물이 샐 거라고 한 아래층이 105호였기 때문에.

나중에 뉴스로 아래층 여대생 살인사건이 보도 되었다.
범인은 수리업자.
범행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처음에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15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거절을 못하는 내 성격 탓이다.
회식 때마다 이 고생이다.

휘청거리며 겨우 아파트에 도착했다.
목이 몹시 말라 부엌으로 향했다.

어라, 미묘하게 다르다.
가구들의 위치가 미묘하게 다르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물은 마시고 화장실로 갔다.
마시자마자 올라온다.
화장실 불을 켜자 확실해졌다.

내 방이 아니다!
어두컴컴해서 착각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불을 켜니 확실해졌다.

"여긴 어디지?"

무심코 (그리고 술김에) 소리쳤다.
그러자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여긴 214호에요. 한밤중에 누가 문을 마구 두드려서

어쩔 수 없이 열었는데, 당신이 들어왔어요."

나는 곧바로 사과하고 나왔다.
다음 날. 제대로 사과하기 위해 빵을 사들고 214호로 향했다.
우리 집은 211호로,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 모르겠다.
그저 만취해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둔다.

그런데 214호가 없다.
213호나 215호는 있는데, 214호는 없다.
2층을 돌며 찾았지만 헛수고였다.

이상한 기분에 관리인에게 물었다.
관리인은 내 이야기를 듣고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부터 4(死)가 들어간 집은 없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214호는 없습니다."

16

한밤중에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온다.
노크 소리에 잠을 설치는 일도 몇 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불만을 토로하러 가는 용기도 없거니와,
여자 혼자 사는데 괜히 해코지라도 할까봐,
그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귀를 막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도어체인을 걸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실례합니다. 경찰입니다."
"네……."

"어젯밤 근처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네?"

"혹시 어젯밤에 이상한 일은 없었나요?

피해자는 215호 남편입니다."

우리 집은 213호.
옆옆집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보다.

"215호 부인 말씀으로는 밤에 옆집에서 계속 쿵쿵 소리가 나서

남편이 항의하러 갔는데, 계속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가보니 남편이 쓰러진 채로 죽어 있었다고……."
"으음, 혹시 그러면 옆집 사람과 싸운 게 아닐까요?"

그러자 경찰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지만 옆집 214호는 계속 사람이 살지 않았던 빈집이었습니다.

문도 잠겨 있어서 출입이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17

여성 저널리스트가 연쇄살인범을 쫒고 있었다.

그녀는 범인을 찾아냈지만,

상처를 입어 생사의 고비에 있던 남자를

차마 경찰에 넘기지 못하고, 범인의 은둔지에서 몰래 간병했다.

물론 그 남자를 살려내서 독점취재를 하려고 했던 이유도 있었다.

 

그러자 남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무렵, 화재로 집이 불타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생이별한 남동생을 찾고 싶다고 했다.

남동생을 만나면 회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여자는

저널리스트로사의 인맥을 동행해서 남동생을 찾아냈다.

현재 지방공무원을 하고 있던 남동생은 형을 만나는 걸 꺼려했지만,

여자의 간곡한 부탁에 은둔지까지 가게 되었다.

싫어하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 형을 보니 남동생은 감동하는 것 았다.

그러나 형의 입에서 터무니없는 고백이 나왔다.

"사실 초등학교 때 화재는 내가 한 거야. 널 죽이려고 그랬었지."

이윽고 형은 기쁜 듯이 계속 말했다.

"보고 싶었다! 이번에야말로 죽어라!"

경악하는 여자 저널리스트의 눈앞에서 남동생은 살해당했다…….

18

한 여자가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언제나 지나가던 지하도로 들어가는데,

앞에서 남자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남자의 옷은 피투성이였고 술에 취한 듯 비틀거렸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지하도에는 여자와 남자 둘 밖에 없었다.

여자는 무서웠지만 거길 지나지 않으면 집으로 갈 수가 없었다.

괜찮다. 라고 스스로를 타일러 그대로 지나가기로 했다.

남자와 엇갈렸을 때 남자는 여자를 쳐다보았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며칠 후, 여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체포되었다.

여자는 범인의 얼굴을 보고 경악했다.

며칠 전 지하도에서 본 그 남자였기 때문에.

그와 동시에 왜 나는 습격당하지 않았던 걸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여자는 교도소에 가서 범인과 대면했다.

 

여자: 그 날, 날 보지 않았나요?
범인: 기억난다.
여자: 왜 나를 덮치지 않았죠?
범인: 넌 다른 남자와 같이 있지 않았나?
19

저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 기숙사 룸메이트로

타이완에서 온 아이와 일 년 동안 지냈습니다.

성격도 착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던 아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에게 이상한 걸 물었습니다.

"너, 우리 방에서 뭐 이상한 것 보거나 느낀 적 없어?"

그 애가 말하길,

자기가 방 안의 화장실에서 새벽 2시경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드는 순간,

거울 속에서 눈이 서로 반대쪽으로 돌아가고

머리카락은 온통 물에 젖어 온 몸을 휘감은 여자가

자기를 향해 확 달려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저에게도 아주 기묘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따라 일찍 공부를 마치고 이층침대 중

제 침대인 일층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룸메이트는 늦게까지 더 공부한다고 하길래,

그럼 잘 때 불 다 끄고 너무 늦게까지 하지 말라고 하곤

저는 곧 잠에 빠졌습니다.



푹 자고 있었는데 제 몸을 으슬으슬 감는 한기에

살짝 눈이 떠졌습니다.

룸메이트는 책상 앞에 앉아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늦게까지 하는 거 아니야? 이제 좀 자야지?"

룸메이트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 말을 건냈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는 룸메이트의 등을 통해 책상과 책들이 보였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룸메이트가 아니였습니다.

아니 사람이 아니 였습니다. 유령처럼 투명한 몸을 가진 그녀.

이윽고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저는 곧바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여자의 눈이 서로 반대쪽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

평소에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있던 어느 절의

주지스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존경받는 스님이라 그런지 주지스님의 장례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문제없이 끝났다고 합니다.


장례도 무사히 끝나, 모두들 모여 이야기하고 있을 때,

인근 마을의 한 부인이 사진들을 가져오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번 장례식때 사진을 찍었었는 데, 이상한 사진이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호기심이 생겨서

모두가 가담하여 사진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비치는 것도 아니고,

보통의 심령사진과 같은 수상함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별로 의심스러운 것이 없다고 말하자,

부인은 한 장의 사진을 모두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것은 모두들 주지스님의 관을 들고,

이장하러 가는 사진이었습니다.

모두도 한번씩 봤던 사진이었고,

수상한 것을 찾지 못했던 사진이라 모두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부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일 앞에서 관을 들고 있는 사람이 보이죠?

잘 보면... 그 사람은 스님 자신입니다."

모두가 놀라서 자세히 보니, 과연...

죽은 주지스님이 자신의 관을 들고 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평소의 주지스님은 굉장히 성실했던 분이라서,

모두들 "역시 주지스님답군..."라며 납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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