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무서

영감소녀

김황도 2011. 12. 18. 03:56

내가 예전에 고등학교 다닐때 일이었어. 야자가 끝나고 집에가는길이었는데..시간은 12시 반쯤넘어가고

있었어. 그런데, 버스에서 내릴때부터 계속 뒤따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거야. 우리동네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 시간엔 왠지 무섭잖아. 그래서 점점 걸음이 빨라졌지. 그럴때는 이상하게 꼭 그 발걸음 소리도

빨라지는것 같은 기분이더라? 정말 공포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이야. 아무튼 계속 걸어가는데,

사람이라는게 정말 이상하게도 자꾸 뒤를돌아보고싶은 욕망이 생기더라고. 아마도 아무것도

아님을 확인하고 안심하고싶은 거겠지만, 사실 돌아보기 전까지가 정말 무섭잖아. 너네도 그런기분알지?

용기를 내서 뒤를 확 돌아봤는데.....허리가 굽어서 그런지 키가 140조금 넘어보이는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시더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뒤돌아서는데, 뭔가 모를 위화감이 생기는거야.

집에오면서 계속 생각하고,집에와서도 생각해 봤는데 뭐가 이상한지를 잘 못느끼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예민해서 그랬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그 이상한게 뭔지 느낀거야.

뭔지 알아?? 그 할머니... 지팡이 짚고 어떻게 내 걸음을 따라왔을까......"



"나는 말야.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됐을땐데, 그때 학원을 다니면서

초밥집에서 일을한적이 있었어. 알잖아. 나 재수한거. 그 당시에는 내 손으로 용돈을 벌고 싶었거든.

내가 일하던 초밥집은 일류 초밥집이 아니어서 아마추어인 나도 두달만에 초밥을 쥐게 했지.

영업시간이 새벽 두시까지였는데, 그 시간에 와서도 초밥먹는 사람이 많더라고. 그런데, 사장이라는 놈이

돈욕심이 많아 서인지, 대부분 다른 가게는 영업종료시간 1시간에서 30분전에는 손님을 받지 않는걸로

되어 있는데, 그런거 안따지고 오면 무조건 받았지. 그래서 원망을 많이 사기도 했고.

그날은 내가 정확하게 기억나. 1시 50분이 막 지나갈 무렵이었어. 사장은 옆가게 해물탕 집에 놀러갔고.

시간될때까지 손님 안오면 문닫고 자기한테 키를 주고 가라고 했지. 10분먼저지만 슬슬 문을 닫으려고

정리를 하는데, 문이 열리면서 한 여자랑 남자가 들어오는거야.

여자랑 남자면 대부분이 술을 마시거든. 10분남았는데 받을 수 없잖아. 그래서 영업 시간 끝났다고 했더니

죄송하지만 식사만 빨리 하고 돌아가겠다는거야. 그래서 뭐 재료도 남았겠다. 실력발휘를 좀 하려고

내 앞쪽에 있는 바 쪽으로 자리를 잡아드렸지.

세팅을 하기 위해서 넣어뒀던 젓가락이랑 그런걸 꺼내서 세팅을 하는데, 남자는 화장실에 갔는지

자리에 없더라고. 엄청 급했나보다 생각했지. 기본으로 달라길래, 여자쪽 먼저 주고 남자는 화장실 갔다

돌아오면 주려고 아직 안내놨는데, 그 여자가 여기 영업 몇시까지냐고 묻는거야. 그래서

두시까지라고 했지. 그 여자는 좀 미안한지 빨리먹고 가겠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먹다가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그런데요, 영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예약한 사람이 있나봐요?' 이러는거야.

무슨 소린지 몰라서 그 여자를 쳐다봤는데, 옆자리를 가리키면서 여기 누가 예약한거 아니냐고

묻는거야. 그래서 같이온 남자분 자리잡아드린건데요.그랬더니, 자기는 혼자 들어왔다는거야.

무슨소리냐고 아까 키큰 남자분하고 같이 들어오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아니래. 자기는 스튜어디슨데

비행끝나고 집에가는 길에 가끔 오던 이 가게 들러서 밥먹으러 혼자 들어왔다는거야.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지는 않더라고, 그런데 나는 분명히 봤다는거지. 그래서 혹시 따로 온 손님인가 해서

남자화장실도 가봤는데 아무도 없는거야. 그런데 너무 이상한게 분명히 난 그 남자를 봤는데

그 남자의 인상착의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거야. 왜 사람이란게 스쳐지나가도 대략 얼굴에 대해서

알잖아. 눈이 작다던가, 안경을 썼다던가 하는....그런데 원래 얼굴이 없던 사람인것처럼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더란 말이지.... 그냥 키가 굉장히 컸다하는것 빼고는. 그 사람이 가게 들어올때,

문위에 거의 머리가 닿을정도 였거든.... 그래서 머리가 닿을까봐 살짝 숙이고 들어오는걸 봤었거든.

그런데 그 언니가 내 얘기를 듣고 문들 보더니 당황을 하는거야. 그럼 그 남자 키가 대체 얼마냐는거지.......

알다시피 가정집과 다르게 가게는 현관이 크고 높잖아.........."



"나는 좀달라. 정확하게 봤거든. 예전에 어렸을때 시골살던 일이었는데, 우리집 바로 앞에는

뚝방이있었어. 친구들하고 자주 뚝방에서 놀곤했는데...사실 거긴 좀 가난한 동네였어.

가난하면서도 민심 사나운 곳이었지. 왜 민심이 사납다고 생각하냐고? 그건.. 우리동네에 좀 제정신이 아닌

거지 언니가 살았어. 다리밑 거지라고들 놀려댔는데, 사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못된짓이지만,

그 언니가 놀이터도 없던 그 동네에서 유일한 아이들의 장난감이었는지도 몰라. 조금 격한 애들은

돌까지 던지기는 했지만, 어린 마음에도 그건 무서워서인지. 그냥 손가락질하며 놀리고 구석으로

몰고가고 했지. 당시에 동네에 나이가 아주 많은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 할머니가 밥을 먹여주고는 했나봐.

한간에는 그 할머니의 딸이다, 손녀다 하는 얘기가 있었지만 근거 없는 소문이었다고 생각해.

자기딸이면 그렇게 놔두진 않을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문제는 그 나이많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지.

누가 미친거지에게 밥을 주겠어. 밥을 주면 우리동네에서 계속 눌러 않아 있을텐데 말이야.

게다가 자기 가족 밥그릇 챙기기도 힘들었던 동네니까. 그래도 우리 엄마가 몇번인가 밥을 챙겨주는걸

봤었어. 나는 왜 그런 그지한테 밥을 주냐고 화를 냈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마음에 말이야.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그 거지가 보이지를 않더라고. 엄마는 그 거지를 주려고 항상 찬밥을 남겨두셨던거

같아. 걱정이 조금은 되시는지, 다른 동네에 가서 잘먹고 있는지... 하시더라고.

거지가 행방불명이 된지 보름정도 된 오후에, 나 포함한 동네 꼬마들은 장난감이 없어진 오후를 무료하게

공사부지에서 보내고 있었는데, 골목대장 쯤 되는 나보다 두살 많은 오빠가 공사 건물에 올라가보자는거야.

그 건물은 내가 듣기도 공사도중에 부도가 나서 공사중지된채 그대로 방치된 건물이었어.

그때는 부도고 뭐고 알지도 못했지만, 그렇게 들었던거 같애. 우리는 모험이라도 하는 마음으로

그 건물을 올라갔는데, 별거 없더라고. 서로 심심하던 차에 여기서 숨바꼭질을 하기로 했지.

어렸을때는 겁도 없었나봐. 그렇게 무서운데서 말야. 마침 공교롭게도 내가 술래가 됐어.

100까지 다 세고 애들을 찾아나서는데, 아까까지는 애들하고 시끄럽게 떠들던 건물이 너무

조용하니까 무서워지는거야. 이대로 애들이 사라져 버린 기분이랄까....

초초해지는 마음에 애들을 찾는데, 난간있는쪽에서 틱틱 하면서 뭔가 부딫히는 소리가 나는거야.

그 난간쪽은 말이 난간이지, 끝에서서 밑을 보면 땅이 보이는...그런 쪽이었는데, 그 쪽으로 가봤어.

애들이 거기 숨었을리 없었겠지만 말이야. 서서히 밑을 내려다 보는데... 어떤 사람하고 눈이 딱 마주친거야.

그 거지하고... 공사 철근 몇개가 배부분으로 삐죽 튀어나온... 그 거지하고 말이야.

그 거지 있잖아... 나하고눈이 마주쳤을때, 얼핏 씨익 웃은거 같았어. 너도 내려와 보라는 듯이 말이야.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눈을 가렸어. 그뒤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같이 있던 친구들 말로는

내가 한참동안을 서 있더니 뒤로 팍 넘어가더래. 그대로 기절해 버린거지.

그런데 말이야. 내가 그때 뒤로 넘어가지 않고 앞으로 넘어졌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난 아직도 그 거지가 왜죽은지 누가 죽인건지에대해서 잘 몰라. 하지만, 아직도 가끔 생각나."




"너네 얘기 진짜 무섭다... 나는 말이야... 앗!!! 얘들아 해뜬다. 나머지 얘기를 내일하자.

내일은 각자 어떻게 죽었는지 말하는 날인거 알지?? 그럼 내일봐~~~"






무서운 얘기를 하는건 사람들만 일까요? 귀신들도 모여서 무서운 얘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모니터를 보는 순간에서 바로 내 뒤에 모여앉아서 얘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혹은, 지금 이 공포소설을 어깨너머로 함께보며 무서워하고 있는지도..


* 본 이야기는 들은 실화를 이것저것 주워담아 각색한 이야기 입니다

 

 

 

설들 잘 세고 오셨나요?


저는 설연휴 마지막을 푹~쉬기위해 하루일찍 집에 왔어요.


큰 댁갔다가 오는길에 전에 같은 대학 동기가 했던 얘기가 문득 생각이 납니다.


제 대학 동기는, 집에 부산 어디근처라고 했는데.... 잘 기억이 안납니다.


기차표 예매를 하지 못해서 버스표를 끊었대요. 알다시피 안막힐때 부산에서 서울까지


4시간 정도 걸리죠. 돈이라도 있으면 KTX 를 타겠지만, 당시엔 미개통 상태였구요.


동기는 버스전용도로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막히겠냐하는 생각에 버스를 탔는데,


경부타자마자 꽉 막히기 시작했대요. 그래도 천안즈음까지는 휴게소 들리고 그러면서 왔는데


천안에서 경기도 지나는 부근에서 차가 움직일 생각을 안하더란 말입니다.


그냥 눈감고 잠이나 자자했는데, 자다가 눈을 떠보니 아직도 평택부근에서 차가 멈춰있었던거죠.


그럴때 기분 정말 나쁘잖아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MP3도 배터리가 다 해서 완전 심심그 자체였죠.


정말 눈뜨고 앞좌석만 바라보고 있었던 거죠. 가끔 창 밖을 내다 보긴하지만, 꽉 막힌 차들을 보면


더 짜증이 남은 물론이구요.


그런데, 문득 창밖을 봤더니 어떤 여자가 걸어가고 있었대요. 갓길쪽이었으면 화장실이 급해서 내렸나보다


생각하겠지만, 알다시피 버스전용도로는 가드레일 쪽이잖아요.


너무 급해서 버스에서 내렸나...하고 봤는데, 왜 버스에서는 바로옆에 지나가는 사람 발이 안보이잖아요.


그런데, 그 여자가 걸어간다기보다는 둥둥 떠다니고 있는거 같더래요.


그 여자를 유심히 봤는데, 자기네 버스 뒤쪽으로 간다 싶더니 다시 앞쪽으로 가고 , 안보일만하면


다시 돌아오고 그러더래요. 꼭 뭐찾는 사람처럼요.


친구가 유리창에 이마를 대로 밑을 볼려고 막 노력을 했는데 흉부 밑으로는 잘 안보여서 발은 확인을


못했대요. 그여자가 버스 앞쪽...그러니까 한~~참 앞쪽에서부터 다시 버스 옆으로 지나가는데,


갑자기 . 자기를 확!!쳐다보더래요.


친구는 괜히 관음증 환자라도 된것처럼 자기 몸을 창 아래로 숨겼대요.


그 친구가 하도 뒤척거리니까 옆 사람이 잠에서 깨서 주의를 줬대요.


친구는 고개를 들어서 계속 그 여자를 보는데, 여전히 정신없이 돌아다니더래요.


그러다가 버스가 서서히 출발을 한거죠. 그러면서 속으로, 이제 차 출발하는데 저 여자 어쩔려고


그러나 생각했대요.


차가 출발을 한다 싶으면 다시 달려와서 자기가 내린 차로 돌아 가야 되잖아요.


그런데, 버스가 어느정도 가더니 버스전용도로를 벗어나서 일반승용차 도로로 천천히 가더래요.


아직 서울 톨게이트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창 밖을 다시 내다보니까, 사고 때문에 막혀 있었던 거에요.


2001년 추석 귀가 길에 졸음운전으로 4중추돌사고 기억하실 거에요.


그 사고때문에 정체되어 있었던 거죠.


친구는 그 당시만해도 그 사고와 여자를 연결시킬 생각을 못했었대요.


버스가 사고현장을 지날때 잠깐 멈췄는데, 경찰들과 119 대원들 사이로 얼핏 봤대요.


찌그러진 차에서 아직 꺼내지 못한 시신의 상의와 아까 그 여자의 상의 무늬가 같았다는것을.